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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aching/이근모코치의 컬럼

투표일의 행복한 일정

 

투표일이 행복하다

 

 

특별히 계획을 하지 않고, 투표를 일찍 끝낸 터라 그는 아내의 제의에 따라 집을 나섰고, 안양역으로 향했다. 전철로 천안을 가기로 한 것이다. 지난 주일에 나무를 심어둔 포천집터로 가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비가 올 것이라는 일기예보를 참고로 해서 비 오는 날 운전 보다는 전철여행이 마음이 내켰기에 천안을 가기로 했다.

 

전철을 택한 또 하나의 큰 이유는 그 부부는 이젠 전철 표를 사지 않고 우대권을 받아 이동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 이다. 아내도 금년 3월부터 그 특혜를 받는 그런 나이가 되었다. 행복과 함께하는 삶 이다. 전철 중에서도 천안 급행전철이 운영되고 있어 더욱 신나는 것이다.

 

다른 날엔 그 부부가 외출하고 싶어도 두 손자가 눈에 밟혀서 외출을 포기 할 때도 있지만 오늘은 두 손자가 어미 아비와 함께 또래의 돌집에 간다고 하니 아주 자유롭다. 한집에서 사는 둘째 아들과 며느리 그리고 두 손자가 때로는 할머니의 부담이기도 하다. 너무나 귀엽고 예뻐서 조금쯤 피곤해도 늘 붙들고 있는 것이 할머니의 모습이다. 귀여운 손자와 생활하는 그 집엔 생기가 돈다. 대가족이라고 해야 하는지도 모르지만 어쨌건 손자와 함께 살면서 행복을 누린다.

 

오늘의 행복은 자유롭게 갈 곳과 수단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면서 더 커진다.

전철은 자리가 넉넉해서 부대끼지 않고 편하게 타고 가고 있었고 그는 아내에게 KTX나 마찬가지네! 라고 말을 건 냈고 아내도 웃으며 즐거워한다. 그 부부는 사실 천안에 가지 않고 평택에서 내렸다. 천안까지 가서 점심을 먹는다면 좀 늦어서 사장 기를 느낄 수도 있다는 현명한 판단이 둘을 평택에 내리게 한 것이다. 천안까지 표를 끊었지만 평택에 내리면서 정산하는 절차도 필요 없었다. 그냥 내리고 싶으면 내려도 되는 그런 표를 가지고 있으니까 말이다. 정말 느끼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그들 인 것이다. 정말 진정한 행복을 누리고 있다.

 

그들은 역에서 내려 승강기로 편하게 2층으로 올라갔고 그리고 또 승강기로

대합실 층으로 내려 갔다. 온통 행복의 연속으로 여행이 이어진다. 역사를

떠나 매운탕 이야기를 하면서 잠시 걸었고 곧 운 좋게 매운탕 집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래층은 매운탕 감을 파는 점포 이고 2 층은 매운탕 음식을 먹는

식당이다.

어서 오세요 식당 여주인이 혼자 주방에서 내다보며 말한다. 휴일에다 점심 시간이 빗겨서인지 음식점은 한가로워 보인다.

, 안녕하세요! 남편의 인사이다. 어디에 앉을까요?

그 안쪽으로 앉으세요

홀이 아니고 신발 벗고 들어가서 앉아서 먹는 식당이다.

3명의 젊은 층 남자 손님이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부부가 들어가자 식사를 마치고 떠나고, 부부는 2층을 전세 내어 식사를 하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무얼 드실까요?

매운탕 주세요! 남자가 말을 마치고 벽에 써있는 메뉴를 보면서 잘못된 것을 발견했다.

하나는 그가 들어온 식당이 해물 생선 매운탕 집이 아니고, 두 번째로는 매운탕은 없고, 잡매운탕, 메기매운탕, 미꾸라지 매운탕, 쏘가리 매운탕이 쓰여져 있었다. 가격도 18,000~25,000원 사이이다. 그냥 생선매운탕 5,000~6,000원의 점심식사를 생각했던 모양이지만 좀 달라서 순간 마음이 흔들리는 것 같았다.

 

, 귀한 매운탕 집이네요! 남자는 여유가 있었다.

잡매운탕 주세요!남자는 빠르게 적응하며 자연스러운 흐름을 타고 있었다.

18,000원이네요! 부부 중 아내가 말을 이었다.

비싸다 구요, 우리 집은 다른 식당에 비해서 많이 쌉니다. 다른 데는 25,000~30,000원인데 우리는 매운탕 감을 팔면서 식당을 하기에 많이 싸게 드려요! 식당 여주인이다.

그렇군요, 우리가 운이 좋아서 귀한 좋은 식당엘 들어왔네요, 민물 매운탕을 먹어 본지 오래 되었는데 오늘 좋은 음식을 먹게 되었네요! 남자가 대꾸한다.

사장님은 돈 많이 버시겠어요!음식을 준비하는 식당 여주인을 보면서 남자가 말한다.

식당위치도 아주 좋은 곳 이네요! 역에서 가깝고! 이곳에서 식당을 오래 하셨나 봐요? 아내도 따라 말한다.

20년 이요

, 이곳 터줏대감 이시네요!

좋은 대화가 분위기를 더욱 편하게 만들어간다.

여긴 땅값도 비쌀 텐데 직접건물을 가지고 하시는군요!

20년째인데 4년 전에 이 건물을 샀어요!

! 대단한 부자이시네요! 세도 안 들어가고 식당을 직접 하시고 걱정이 없으시네요! 남자가 응수한다.

! 먹고 살고 돈 쓰는 것은 걱정이 없어요!

다른 걱정이 있으신가요? 남자가 이어간다.

네 애들이 커가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고, 3이 있는데 그 아들과 편하지가 않아요!

그 말씀은?

우리가 자랄 땐 돈을 써보지 못해서 애들은 돈을 쓰면 안 되는 것인 줄 알았는데, 지금 애들은 엄마 신경을 많이 쓰게 해요,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 구요! 마음이 편하질 않아요!

네 지금이 사장님이 힘드실 수 있는 때 일 수도 있습니다. 아드님은 사춘기라 나름대로 인생의 고민을 가지고 있을 수 있고, 엄마도 중년으로 들어가면서 인생중반의 갈등이 있을 수 있는 데, 자녀의 고민시기와 엄마의 고민 시기가 겹치면서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 기간을 잘 지내면 아주 좋은 삶으로 되는데요!

네에! 식당 여주인은 부부의 테이블에 가까이 와서 대화에 빠져든다.

구체적으로 아드님의 어떤 부분이 힘드신가요?

얼마 전에 신발을 새로 사는데 98,000원짜리 나이키를 산다고 하기에 너무 비싸니 싸고 좋은 것 좋은 것을 사라고 했더니 힘들게 나오는 거예요!

그러셨군요! 조금 구체적으로 엄마는 아드님이 나이키 사달라고 이야기를 시작했을 때 어떻게 말 문을 열었나요?

가슴에서 욱하고 감정이 치 받혔지만 억제하면서, 너무 비싸니 다른 걸로 사 줄께 라고 했습니다.

말은 부드럽게 했지만 아드님의 사고 싶어하는 마음을 인정 하지 않으신 것인가요?

네에!

그렇군요! 혹시 사주고 안 사주고의 결론적 행동과 관계없이 첫 말문을 응~ 네가 나이키 신발을 신고 싶구나 하고 아드님 감정을 읽어주었으면 어땠을까요?

결국은 사주었고 마음도 찝찝한 앙금이 남았는데, 그렇게 못했네요!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감정을 이해해주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그의 감정과 의도와는 관계없이 나의 이야기와 신념대로 결정하고 따르도록 요구하는 것이 우리들 삶의 패턴입니다. 우리 사장님이 특별히 그런 것이라는 이야기가 아니고 우리 모두가 그렇다는 것이지요

네에~

아드님이 엄마가 아니고, 그는 독립된 존재로서 그의 다른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네에

우리들은 나와 같이하라고 상대방을 내 틀에 넣으려고 하는 패턴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계속 충고하고 답을 주지요. 이런 패턴을 깨고 살면 우리의 능력은 밥공기에 크기 정도로 제한 되지 않고 이 방공간 만큼의 큰 능력으로 확대되어 더 멋지고 큰 것을 해내는 삶으로 바뀝니다. 사장님도 아드님도 엄청난 성공의 삶을 누리십니다.

네에

한 번 따라 해 보시겠습니까?

네에

인간관계를 망치려거든 계속 충고하고 답을 주어라

인간관계를 망치려거든 계속 충고하고 답을 주어라

어떻게 생각하세요?

네에. 지금 생각해보니까 작년에 제가 그렇게 해서 아들과 사이가 안 좋아졌네요. 오래도록 학원 다니다가 실증이 났는지 어느 날 안 다니겠다고 하기에 걱정이 되어서 다니라고 압박을 했는데 학원을 안 다니고 엄마와는 거리가 멀어지고 불편한 관계가 계속 되는 지금입니다.

그러시군요. 이 대화를 나누면서 하시면서 새롭게 정리가 되거나 도움이 되신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

후회가 되네요 그때도 후회했고 고민 많이 했습니다.

어떻게 하시면 후회가 안될까요?

아들을 믿어야겠네요!

그렇군요! 사장님이 부모 밑에서 생활하고 있을 때 어떤 이야기 들으시면 기분이 좋았습니까?

칭찬해주는 이야기요.

아드님 칭찬은 많이 해주시나요?

제가 칭찬에 인색합니다

그러시군요! 나이키를 사달라고 했을 때 혹시 칭찬으로 시작한다면 어떤 칭찬을 할 수 있었을까요?

속이 상하는데 무슨 칭찬이 나오나요!

혹시 아드님에게 나이키가 신고 싶구나! 그 레이블을 선택했구나! 야아 우리아들 수준이 대단하다. 고급 신발을 보는 눈이 생겼네. 자랑스럽다!라고 감정을 읽어주면서 칭찬까지 더해지면 엄마가 나이키를 사주고 안 사주고 관계없이 아드님이 신이 나지 않을까요?

네에 그렇게 노력해야겠습니다. 선생님 말씀 너무 고맙습니다.

밥을 다 먹은 부부는 맛있게 먹었다고 인사를 하며 식당을 나선다. 식당 여주인은 고마운 인사를 계속한다 그 부부는 오늘도 누구에게 조금쯤 기여하는 삶을 살았다고 느끼며 행복을 맛본다.

그 부부는 역으로 들어와서 안양으로 올라온다. 천안을 가고 안 가고는 중요하지 않았나 보다. 자기 마음대로 또 다른 선택을 하고 자유를 느끼며 행복 속으로 들어간다.

3시 반인데 급행전철은 4시 5 있단다. 그리고 그 부부는 여유 있게 35분을 기다리고 그 급행전철을 타고 다시 KTX와 같은 분위기를 느끼며 안양 도착한다. 가지고 있는 것을 충분히 즐겼다.

행복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즐기는 능력이라 고했다. 시간, 전철 표와 KTX의 느낌, 매운탕, 그리고 대화의 분위기를 즐기고, 20,000원의 돈을 충분히 즐겼다.

그 부부는 나와 내 아내이다. 집에 들어왔을 땐 둘째 손자가 해맑은 천사의 얼굴로 우리를 행복하게 맞이한다.